북한연구학회, ‘북한의 선택, 가능성과 한계’ 하계학술회의 성황리에 마쳐
북한연구학회, ‘북한의 선택, 가능성과 한계’ 하계학술회의 성황리에 마쳐
  • 이영중 기자
  • 승인 2019.07.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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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평창남북평화영화제와 북한연구학회는 지난 28일 강원대학교 60주년 기념관에서 ‘한반도 대전환기: 북한의 선택,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하계학술회의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단법인 평창남북평화영화제와 북한연구학회는 지난 28일 강원대학교 60주년 기념관에서 ‘한반도 대전환기: 북한의 선택,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하계학술회의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모동신 기자] 사단법인 평창남북평화영화제와 북한연구학회는 6월 28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강원대학교 60주년 기념관에서 ‘한반도 대전환기: 북한의 선택,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하계학술회의를 열었다.

이번 하계학술회의에는 평창남북평화영화제 방은진 집행위원장과 김형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축사에서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하다”며 “특히 북한과 맞닿아 있는 접경지역인 강원도에서 평화의 씨앗을 잘 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강원도가 평화와 교류의 장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또, 북한연구학회 양문수 회장은 “이번 학술회의는 급락을 반복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북한에 대한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이해를 통해 교착국면을 헤쳐나갈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하계학술회의 개최 이유를 밝혔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 방은진 집행위원장 축사를 하고 있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 방은진 집행위원장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평창남북평화영화제가 제시한 테마는 ‘분단 장르 영화의 북한 재현 이미지’였다. 올해는 강제규 감독의 <쉬리>(1999)가 개봉된 지 20년이 되는 해. <쉬리>(1999) 이후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비롯 <웰컴 투 동막골>(2005), <의형제>(2010), <베를린>(2012), <용의자>(2013) 그리고 작년의 <공작>(2018)까지, 지난 20년 동안 분단 상황을 배경으로 액션, 전쟁, 스릴러, 첩보,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등장했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이 흐름에 주목해 남한의 장르 영화들이 북한을 어떤 방식으로 재현하는지 ‘구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분석하는 자리를 가졌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광운대학교 강성률 교수는 ‘흉터의 얼굴들, 그리고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0년 동안 등장한 한국 전쟁 소재의 영화와 분단 장르 영화를 분석했다. 발제 내용에 의하면, 과거 반공 영화에서 북한군을 부정적 방식으로 그리던 것과는 다르게, 최근의 전쟁 영화들은 북한군을 인간적이며 매력적으로 재현한다는 점은 분명 달라진 지점이다. 

하지만 “북한을 동포로 재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한의 관객에게 남아있는 심리적 거리감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재현”이 바로 수많은 전쟁 영화에서 북한군의 얼굴에 있는 흉터이며, 결국 그들은 영화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공통점을 지닌다는 것이 강 교수의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영화에 나타난 북한군은 인간적이고 매혹적이지만, 여전히 북한 체제는 두려움이나 혐오, 배척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영화평론가 김경욱은 ‘꽃미남 배우의 북한 재현’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분단 장르 영화의 북한 캐릭터들을 정우성, 강동원, 김수현, 현빈 등 이른바 ‘꽃미남’ 배우들이 맡고 있는 현상에 주목했다. 그들은 북한 정부와 분리된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들이라는 공통점을 지니는데, 그러면서 일반적인 액션 영화의 히어로로 장르화되었다.

김경욱 평론가는 “꽃미남 배우가 북한 사람으로 등장해 이상적인 남성/영웅으로 활약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를 제외한 나머지 북한(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재현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 최근 분단 장르 영화의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북한 주인공과 북한 수뇌부의 갈등을 만들어냄으로써, 후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더욱 강화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분단장르영화관련 세미나
분단장르영화관련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정지연 영화평론가와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최근 분단 장르 영화에서 북한에 대한 표현이 어느 정도는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선 모두 동의하면서, 크게 두 가지 점을 지적했다. 정지연 평론가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이 정치적 요인 외에도 영화 자본이나 제작 시스템 그리고 관객의 세대 변화 등에도 있을 가능성을 타진했다. 21세기 들어 남한 영화에서 북한의 이미지가 바뀌고 있는 건, 복합적인 상황 변화의 결과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향후 변화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반공 영화 시기 괴물처럼 묘사되었던 북한의 이미지가 현재는 꽃미남으로 표현될 만큼 바뀌었다. 하지만 그 안엔 여전히 북한 체제에 대한 부정적이고 고정적인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인식에도 어떤 변화가 가능할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번 북한연구학회의 패널 참여는 평창남북평화영화제의 첫 공식 일정으로서, 영화제의 지향점 중 하나를 보여주는 시험대였다. 북한을 다룬 남한 영화를 성찰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으로서, 영화제 기간엔 총 다섯 편의 분단 장르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8월 16일 개막하여 8월20일까지 5일 동안 이어지며, 영화 상영과 함께 전시와 공연 그리고 이벤트가 열리는 평화의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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